자동차는 서브, 혼다 전시관을 지배한 모터사이클 전략
자동차보다 강렬했다. 혼다 전시관의 중심은 모터사이클의 미래
혼다의 ‘두 얼굴’ 전략 드러나다. 중국선 확장, 한국선 축소
2026 베이징 모터쇼 현장에서 마주한 혼다 전시관은 자동차보다 ‘두 바퀴’가 중심에 있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중심으로 재편된 자동차 라인업은 분명 존재했지만, 시선을 붙잡은 건 단연 모터사이클 존이었다. 그 안에는 지금 혼다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시장을 더 중요하게 보고 있는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자동차 전시는 비교적 절제된 분위기였다. 전동화 전략을 반영한 콘셉트 모델과 일부 양산차가 조용히 자리 잡고 있었지만, 과거처럼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방식은 아니었다. 대신 관람객들의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모터사이클 쪽으로 향했다. 이곳은 단순한 전시가 아니라 ‘기술 체험 공간’에 가까웠다.가장 큰 관심을 끈 것은 혼다가 최근 개발한 ‘e-클러치(E-Clutch)’ 기술이 적용된 500cc급 모터사이클이었다. 이 기술은 전통적인 수동 클러치 조작을 전자적으로 제어해, 라이더가 클러치를 직접 잡지 않아도 변속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쉽게 말해 수동과 자동의 경계를 허무는 기술이다. 도심 주행에서는 편의성을 극대화하고, 스포츠 주행에서는 여전히 기계적인 재미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람객들의 반응이 특히 뜨거웠다. 혼다의 e-클러치는 이미 중대형급 모델에도 확대 적용이 예고된 상태다. 일부 모델에서는 옵션 형태로 제공되며, 향후 다양한 배기량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최신 모델 업데이트에서는 이 기술이 핵심 변화 요소로 언급될 정도로 비중이 커지고 있다.현장에서 느껴진 또 하나의 특징은 ‘라인업의 폭’이었다. 전통적인 내연기관 스포츠 바이크부터 전기 모터사이클까지, 혼다는 사실상 모든 카테고리를 전시하고 있었다. 특히 전기 모터사이클은 단순한 콘셉트를 넘어 실사용을 고려한 수준까지 올라와 있었다. 예를 들어 최근 공개된 전기 모델은 약 50kW 출력과 140km 수준의 주행거리, 급속 충전 기능 등을 갖추며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구성은 중국 시장을 겨냥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이륜차 시장이자 동시에 전동화 전환 속도가 매우 빠른 지역이다. 실제 전시장에서도 젊은 관람객들이 전기 모터사이클과 스마트 기능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혼다는 이 시장에서 단순한 ‘브랜드’가 아니라, 기술과 경험을 동시에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으려는 모습이었다. 반면 한국 시장에서의 혼다는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자동차 사업 접고 모터사이클 중심으로 전략이 재편된다. 특히 대형 바이크보다는 실용성과 접근성이 높은 중소형 모델 중심의 판매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 이는 중국처럼 폭넓은 라인업과 기술 쇼케이스를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과는 확연히 대비된다. 결국 이번 전시에서 드러난 혼다의 핵심은 명확하다. 자동차는 ‘유지’, 모터사이클은 ‘확장’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e-클러치 같은 새로운 사용자 경험 기술이 자리하고 있다. 두 바퀴는 여전히 단순한 이동 수단이지만, 혼다는 그 위에 기술과 재미, 그리고 미래를 얹고 있었다.베이징에서 본 혼다는 더 이상 과거의 혼다가 아니었다. 자동차 회사이면서 동시에, 누구보다 빠르게 ‘라이딩의 미래’를 설계하고 있는 브랜드였다.중국(베이징)= 임재범기자 happyyjb@naver.com